건강

TFCC(삼각섬유연골 복합체) 진단 후기/은평성모병원 수술

한 승 2023. 10. 6. 09:19

때는 바야흐로 2020년, 원래부터 자주 아프단 손목을 삐끗했다.

처음부터 심하게 운동을 하면 욱신거리던 왼쪽 손목이었는데

무서운 책상을 옮기다가 다쳐 버렸다.

그 뒤로 정형외과, 한의원 등 많이 가봤지만

엑스레이상으로는 문제가 없고 그냥 물리치료나 도수 치료 정도가 끝이었다.

 

그리고 ,,, ​

손목이 아픈채로 군입대를 해 버렸다 훈련소에 있을 때도 손목보호대를 차고 있었지만 총을 오래 들거나 땅바닥에 손을 짚어야 하는 일이 있으면 계속 아려왔다. 팔굽혀펴기는 맨 바닥에선 불가능했고 봉을 잡아도 너무 아파서 못했다.

군병원에서 주사도 맞아보고, 민간 병원 주사도 맞아보고

물리치료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받았지만 낫질 않았다.

결국 상급 병원에 가서 MRI를 찍고 확인해보니,

군 병원에서는 손목 인대에 손상이 있고 거기서 물이 나와서

신경을 누르고 있다,,, 수술하라고 했다.

덜커덩 수술 날짜를 잡고 돌아오는데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군병원에서 수술하는 게 맞나?'

'그래도 공짜니까 괜찮지않나? 입원도 할 수 있고'

그리고 입원 전 코로나 검사가 양성이 나와서 결국 수술은 안했다.

코로나님 감사합니다.

(군병원에서 수술 하지 않는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전역을 하고 가까운 대학 병원으로 갔다.

 

3차 병원의 경우는 진료 의뢰서가 필요해서 군 병원에서 받아 갔던 걸로 기억한다.

첫 진료 땐 주사를 맞았는데 전에 맞았던 주사와 별 차이가 없었다.

두 번째 진료에서는 주사로는 별 차도가 없는 걸 확인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 병원(고대 안암 병원)에서는 주상월상인대 손상이라 진단받았다.

그런데 인조인대 등 해야한다,,, 조금 비싸다 하셔서 다른 병원에도 한 번 가봤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손목 관련해서는 은평 성모병원이 유명했다.

게다가 카톨릭 재단이라 다른 곳에 비하면 싸다는 말도 있었다.

이주엽 교수님이 유명해서 진료를 봤다.

예약이 엄청나서 삼 개월 정도 걸렸다.

첫 진료 때 손목을 만져보시더니 이런 종이를 주셨다.

손목 종합병원

그리고 마침 취소 자리가 있어서

칠 월에 바로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일반적인 예약으로는 내년 사 월이었다.

이게 무슨 횡재냐. 어차피 하려했던 수술 그냥 7월에 하자고 마음 먹었다.

아니면 언제 하겠냐 하는 생각으로.


입원은 7/2, 수술은 7/3, 퇴원은 7/5였다.

7/2에 JLPT 시험을 끝내고 잽싸게 달려갔다.

날씨가 굉장히 좋았음.

MRI 검사 하고 링거 꼽고 항생제 알레르기 검사 등 할 게 많았다.

나는 입원 하면 수건 팬티 슬리퍼 다 주는 줄 알았는데 전부 개인 지참이었다.

어차피 샤워는 수술하면 못 하니까 수건이랑 팬티는 필요 없었고(아침마다 얼굴 닦는 스팀타올이 나온다),

슬리퍼는 지하 편의점에서 샀다.

삼선 슬리퍼인데 발이 쓸려서 아프고 잘못 하면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크록스 같은 신발 가져가는 걸 추천한다.

4인 1실이라 노이즈 캔슬링 강추

코로나 때문에 간병인 없이 간호사가 간병해 주는 병실로 들어갔다.

다른 제외하고는 전부 60대 이상이었다.

왜 이렇게 소리를 질러대는지

그리고 아플 때마다 기도를 드리는 아저씨가 있었는데

참 시끄러웠다.

가장 아팠던 거는 링거 꽂을 때 였는데 링거 바늘이 일반 바늘보다 굵어서 일 미리짜리 샤프심을 넣는 느낌이었다.

여튼 잘 넣고 유튜브 보다가 한 시쯤 잤다.

아, 참고로 척골 충돌은 심하지 않아서

뼈를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리하여 TFCC 수술만 받게 되었다.


다음에 아침 일곱 시 경 눈이떠졌다.

병원은 몇 시에 자든 아침에 눈이 떠지게 하는 신기한 힘이 있는 거 같다.

여튼 졸려 죽겠는데

수술실로 가린다. 그래서 이동용 침대 탑승 하니

인력거꾼님이 수술실로 데려다주셨다.

수술실에서 호흡기로 세네 번 숨을 쉬고 잠들었다.

수술실 너무 추워서 몸이 오들오들 떨렸는데

수술을 앞에 두고 너무 긴장되서 떠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까봐

오해예요, 오해! 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다가 잠들었다.


눈을 떠 보니 또 어딘가에 있었다.

너무 졸린데 자지 말라고 숨 계속 들이쉬라고

그래서 열심히 복식호흡 했다.

다른 사람들도 수술이 끝나면 전부 여기로 오는지

꽤 많은 사람들이 누워 있었다.

나도 헛소리를 했을까~ 뭐 이런 생각 하다보니

어느새 병실이었다.

수술 전날 금식, 수술 후 여섯 시간 금식이라

배가 고플 법도 한데 딱히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분 좋은 배고픔이라 좋았다.

그리고 마취? 진통제 영향인지 그리 아프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먹는 병원 밥.

나를 위해 영양을 챙겨 밥이 나온다니 맛은 보통였지만 배가 고팠기에 싹싹 비웠다.

역시 마켓이 반찬,,,

그리고 문제는 석고실에서 발생하였으니・・・

<다음 글에서 계속>